* 이 글은 맨 오브 스틸, 배트맨 대 슈퍼맨,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의 주요 내용을 포함함
* 코믹스 설정 X 영화 시리즈만 다룸
금요일 하루 비워서 맨옵스 - BvS 확장판 - 스나이더 컷 - (뒷풀이 겸)레드카펫 프리미어 순으로 쭉 다 봤다.
아쿠아맨 나올때 쯤인가 스나이더 컷이 다시 화두로 올라오기 전까진 딱히 관심을 두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생각보다 잭 스나이더가 언플을 심하게 당했더라. 이정도면 이사람 열반 프리패스 아닐까.
그래도 이렇게 자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거 원하는 대로 보여주면서 누명도 벗고 그간의 시도들도 인정받게 되어서 다행이다. 축하하고 감사합니다.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본인이 정말 만족하고 후련해 보여서 나도 좋은 느낌만 계속 가지고 가려고 한다.
간단히 감상을 정리하자면 맨옵스랑 BvS가 인생 히어로 영화들일 정도로 정말정말 좋아하고, 그 좋아하는 포인트도 명확해서 그런지 이번 스나이더 컷보다 앞의 두 영화가 더 좋았다.
이게 불호라기 보단 취향 차이일 뿐이라 느껴서 전반적으로 대만족한다.
플래시 스피드 포스 장면 만으로 블레 소장가치 10000퍼
-1회차 감상, 의식의 흐름대로 간단하게만 적어 놓음
맨옵스랑 BvS는 다시봐도 갓명작, 볼수록 좋아진다.
맨옵스는 내기준 완벽한 히어로 오리진 영화, 히어로 오리진 영화에서 바라는 기준을 모두 충족한 유일한 영화이며 왜 슈퍼맨이 사랑받는 캐릭터인 지 문외한을 납득시킴
맨옵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조나단 켄트인데 시리즈 내내 중요하게 다뤄서 좋았음. 그저 아들이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평범한 좋은 사람이라 좋아한다. 허리케인 장면이 마지막 조드 장면이랑 맞물리는게 가장 마음에 듦
이번에도 각성장면에 두 아버지의 대사가 교대로 나오면서 각성하는 거 맨옵스부터 쌓아온 게 응축되다가 날아 오르면서 확 터져나오는 느낌이라 감동적이었다.
처음 맨옵스를 본 당시에도 원작을 알고 본 지금도 마지막 슈퍼맨의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봄. 물론 원작의 태양같은 슈퍼맨을 더 선호하지만 이 시리즈 슈퍼맨에겐 이 선택이 가장 개연성 있다고 생각함
자신의 손으로 크립톤의 마지막 아들이 되면서 인간의 정체성을 선택한 것이 비극적이나 구구절절하지 않고 깔끔함
BvS 오프닝 시퀀스 완-벽
욕실 장면은 다시봐도 비위생적이라 으..
처음 봤을 때(배트맨 오리진 몰랐음) 크라임 앨리 장면에서 페이드 아웃될 때, 보통 아이가 부모를 부르거나 부모가 아이 이름을 부르는데 남편이 아내 이름을 부르는게 독특하다 생각했음
하지만 기억해두진 않아서 루터가 마사마사할때도 못 알아차리다가 슈퍼맨이 마사 살려야한다 했을때 '아 그러고보니 이름이 똑같네?!'하면서 배트맨이랑 같이 놀라면서 크라임 앨리 장면을 떠올림. 그래서 개연성에 문제를 못 느낌
다시 보니까 다른 방식으로 풀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긴 함. 그래도 여전히 이상하다 생각하진 않음
맨옵스보단 평가를 좀 낮게 주는데 이유는 루터 캐릭터 때문임. 배우가 아닌 캐릭터 방향성 때문
보면 루터 캐릭터가 판 잘 짜고 정치질도 잘해서 모든 등장 인물들이 루터 손바닥 위에서 놀아났는데, 캐릭터의 불안정한 모습과 매드 사이언티스트 이미지가 강조되다보니 이 부분이 가려짐. 심리전 쪽으로 더 힘을 실어 줬으면 어땠을까 아쉬움
잭 스나이더 강점 중 하나가 인간 군상을 잘 표현한다는 것인데 이게 BvS에서 잘 나타나있음
다양한 인종, 사회계층의 사람들 모두가 자신만의 생각과 신념이 있고 자신의 의지로 행동하는데, 이게 서로 상호작용해서 이야기가 굴러감. 캐릭터가 명확하다 보니까 개연성이 조금 부족해도 빈 공간을 유추해서 채워넣는게 가능하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음
개인적으로 촘촘하게 잘 짜여진 틀에 캐릭터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이야기보다 이렇게 캐릭터가 이끌어가는 이야기를 좋아함. 전자는 캐릭터가 스토리에 끌려다니거나 무매력이라 느낄 때가 대부분이라
맨옵스도 그렇지만 BvS가 인물이 많이 나오다 보니 이 점이 더 돋보이는 듯
히어로물 세계관을 이루는 요소를 '영웅, 영웅이 활약할 장소, 영웅이 보호하고자 하는 대상' 이 세 가지로 둬서 영웅과 사회간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봄. 맨옵스와 BvS 둘 다 이 점에서 뛰어났는데 아쉽게도 스나이더 컷에는 이 요소가 거의 없었다. 위에 말한 명확한 포인트가 이거였음. 좀 그들만의 리그 느낌. 파트 1-3이랑 에필로그에 조금씩 추가해줬으면 취향에 더 맞았을 듯.
히어로 영화에서 또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가 파워 밸런스인데, 잭 스나이더가 히어로 영화 감독 중 파워 밸런스를 가장 잘 맞춤
맨옵스랑 BvS도 그렇고 이번 스나이더 컷에서도 파워 인플레나 너프 없이 밸런스가 완벽했다.
극장판 저리 볼 때 데미스키라 장면부터 파워 밸런스 와장창이라 그냥 다 내려놓고 봤어서 그런지 스나이더 컷 데미스키라 장면 진짜 감격스럽더라.
가장 밸런스 좋았다 생각했던 세 가지가 스테판 울프랑 다이애나 대치했을 때 도끼 잡는 걸로 눈치싸움하는 장면이랑 슈퍼맨이 플래시 공격할 때 미세하게 플래시가 더 빠르게 보이도록 연출한 장면, 저리 주목표를 '스테판 울프를 처치한다'가 아닌 '마더박스의 융합을 막는다'로 설정해서 슈퍼맨을 너프시키지 않고도 팀업이 이루어지도록 한 것이었다.
이 팀업 면에선 캐릭터 이해도도 굉장히 높아서 각 캐릭터의 능력,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고 본인들만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배정해줌으로 존재감을 끌어올림
멤버들 간 스몰톡도 이 점때문에 자연스럽고 인간적이게 느껴졌음. 히어로 영화 특유의 이 장면에선 친해지셔야 합니다 같은 작위적인 캐릭터간 상호작용이 없었다.
유머 나올때마다 칭찬해주고 싶었음. 극장판 저리에서 플래시가 러시아 가족한테 인사하는 부분 뭐랬더라 아무튼 그거 너무 기분 더러웠는데 역시 잭 스나이더 편-안. 유머코드는 시리즈 중 가장 좋았다. 제일 좋아했던 부분은 몽타주였는데 나올때마다 귀여워서 소소하게 웃었음
아쿠아맨이랑 아틀란티스는 제임스 완 버전이, 메라는 잭 스나이더 버전이 더 좋았다. 특히 그 짧은 시간에 메라 능력을 강렬하게 각인시켜준 점 100박수 드립니다.
라이언 최 보고 놀랐는데 마샨 맨헌터에선 거의 경악함. 아니 마샨 나오는 건 BvS에서부터 얘기 나와서 예상 했는데, 존존스가 이 사람이었다고???? 하면서 진짜 너무 놀람. 빅픽쳐 오졌음. 그래서 이제까지 그렇게 행동했구나 싶고 진심 감탄했다.
로이스 많이 아쉬웠음. 맨옵스-BvS에서 가장 잘 다룬게 로이스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선 슈퍼맨의 연인으로만 나와서 좀 그래. 이전 두 편에서 보여준 기자 로이스 레인의 모습들이 있다보니 클락이 죽었다고 기사에서 손을 완전 놓았다는게 캐붕이라 느꼈음. 존과의 대화때문에 그렇게 설정했겠지만 두 편에 걸쳐 쌓아온 캐릭터성이 사라져서 별로였다.
사이보그는 그냥 다 좋았다. 트리니티는 구면이라 초면인 빅터와 배리를 소개하는 분량이 각각 있었는데, 아무래도 마더박스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빅터 서사가 더 탄탄한 느낌이었음. 빅터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 설명해주고 마지막에 그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도 다른 좋은 사람을 돕는 걸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빅터가 어떤 면에서 영웅의 자질을 가지는 지 표현한 부분도 좋았고, 플레이어 재생할 때부터 아버지와의 관계 빌드업해서 에필로그에 회수하는 거도 너무 좋았음
마더 박스가 세 개 합쳐지는 걸 빅터 가족 세 명이 하나가 되는 것으로 비유하면서 빅터를 회유하려한 설정도 섬세했고, 박스 분리할 때 대사도 저리를 관통하는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 빅터의 성장까지 보여줘서 박수 짝짝
이 영화의 교훈 = 운전을 할 땐 앞을 봅시다
아 근데 배리 아이리스 구할 때 머리칼 넘기는 거 크리피..
이번에도 대사 함축적으로 잘 썼다 싶었던게 배리가 빛의 속도로 달려야한다, 규칙을 깨야한다는 식으로 한 대사였는데, 다른 구구절절한 능력설명이나 상황설명없이 이 한 마디로 배리가 자신의 능력의 잠재력과 그에 따른 위험성을 이미 이해하고 있었을 정도로 똑똑하다는 것, 능력의 가능성을 알고 아버지 상황이 있음에도 개인적인 목적으로 능력을 쓰지 않았을 뿐더러 자신만의 규칙으로 만들어 놓을 만큼 자제력있고 도덕적이라는 것, 하지만 세상이 위험하다면 그 위험성을 전부 감수하고 고민없이 뛰어들 정도로 결단력있고 용감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이 대사 한 줄이 앞에 나온 아이리스 만나는 부분보다 배리 알렌이란 캐릭터를 더 잘 소개해줌. 아버지랑 나눈 대화도 그렇고 항상 생각하는데 대사 진짜 잘 씀
그리고 단 한 장면만으로 스피드 포스의 위력을 완벽하게 표현함. 대사도 깔끔하고 좋았던게 이전까진 영화 오리지널이라 느껴졌던 캐릭터를 '얘는 배리 앨런이다'라는 확신이 들게 함
아 맞아 배리 스피드 포스보니까 잭 스나이더가 부스터 골드 연출하는 거 보고 싶더라.
인터뷰에서 프랭크 밀러 다크 나이트 시리즈 좋아한다는 말을 많이 했어서 밀러화된 배트맨을 추구하는 줄 알았는데 스나이더 컷은 오히려 밀러화 되기 전 80년대 배트맨 느낌이라 의외였음
딥다크한 배트맨도 좋지만, 무뚝뚝하고 서툴지만 인간미있는 80' 배트맨도 좋아해서 흥미롭게 봤다.
여기에 배리 인사 받아주는 알프레드 보니까 로빈이 있었던 때의 뱃케이브 분위기가 어땠을 지 상상돼서 좀 슬프기도 했음
근데 원래 브루스 성격이 스나이더 컷 같았다고 하면 로빈의 죽음 이후 망가진 정도가 보통이 아니네.
마지막 악몽 장면에서 배트맨과 조커 대화보면서 생각한 건데 BvS에서 이미 불살메타는 버렸다는게 확실하고 사실 확인이 빠른 부분이라 진짜로 할리를 죽이긴 한 거 같음.
여기서 불살을 버렸다는 건 범죄자는 반드시 다 죽인다(X) 죽이는 것에 거리낌없다(O), 선을 넘었다는 것도 살인만이 아니라 폭력의 수위를 조절하지 않는 걸 말함
배트맨이 반드시 조커를 죽일거라 직접 말하지만 조커는 배트맨이 자신을 죽일 수 없다는 걸 확신하는 거랑 배트맨이 조커를 데려왔다는 대사보면, 슈퍼맨을 막기 위한 열쇠가 조커한테 있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모종의 이유로 죽일 수 없는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음. 그래서 대체로 할리를 죽인게 아닐까 싶음. 자신에게서 로빈을 앗아갔듯이
스나이더 컷 보기 전까진 로빈은 하나의 설정상 도구라 생각해서 딱히 관심 없었는데 이번 에필로그로 잭 스나이더가 배트맨을 어디까지 설정해놨는 지 궁금해지더라
보면서 원더 음악 호불호 많이 갈리겠다 싶던데 일단 난 불호였음. 게임 레고 배트맨 시리즈에서 원더 고를때마다 테마음악 나오는 그거 생각나고 몰입 자꾸 깨져서 5-6챕터에 가선 너무 거슬리더라.
너무 당연해서 이걸 빼먹었네. 액션 여전히 독보적임
-피곤해서 일단 여기까지만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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