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아래 목록의 주요 내용을 포함함
- NIGHTWING vol 4 #80
- ROBIN vol 3 #2
- Batman: Second Chances
- 파이널 크라이시스
- 배트맨 앤 로빈
- 뉴 52 배트맨 주식회사
- 뉴 52 배트맨 앤 로빈
노파심에 먼저 말해두자면 지금 테일러 런 인기 많은 거 좋게 본다. 의외겠지만 누가 나윙 입문작 물으면 뉴오이, 리버스, 테일러 런 추천한다. 설정 따지면서 보는 건 개인 취향이고, 스스로가 피곤하게 덕질하는 거 알고 있다. 굳이 내 관점을 강요하고 싶지도 않다.
남들이 명작망작거려도 자기 좋은 게 최고다. 이건 개인적인 관점이니, 만약 재밌게 보고 있는 사람이 이 글을 본다면 '이렇게 피곤하게 보는 사람도 있구나'하며 계속 재밌게 보면 된다.
이걸 구구절절 적는 이유는 처음 여기에 포스팅하기 시작한 목적이 서로 다른 관점을 공유하기 위해서였는데, 본의 아니게 불호 평만 쓰게 되어서다. '이거 보지 마세요'란 의도로 쓰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혹시나 오해로 인해 인생작 놓치는 입문자는 없었으면 좋겠다. 끌리면 일단 읽어보자.
이번에 ROBIN #2까지 보고 뱃팸 온고잉 쪽에서 손 떼기로 했다.
앞으로는 표지 모으면서 나윙만 tp 속도로 읽을 거라 온고잉 포스트로는 이게 마지막일 거다. 아마
솔직히 나윙도 계속 읽을지 말 지 좀 고민 중이다.-나윙 때문은 아님
+피드백 받고 내용 추가 나윙 온고잉을 안 보기로 한 이유는 뱃팸 온고잉처럼 내용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느긋한 진행 속도를 못 참을 거 같아서다. .) tp로 변화한 부분을 한 번에 체감해 보고 싶기 때문이지 테일러 런이 더이상 보기 싫은 것이 아니다. 이 글은 기본적으로 나이트윙을 뱃팸과 분리해서 다루었기에 뱃팸관련 지적 사항들은 나이트윙 타이틀에 적용되지 않는다. 나이트윙≠뱃팸으로 두고 보길 바란다. |
2만 자 넘게 적었는데 도저히 안 끝나서 그냥 간단하게 추림. 그래도 긴 글 주의. .) 4번 항목이 핵심 논점이다.
1.
난 진짜 뉴오이부터 계속된 이 개수작질에 질렸다.
이번 나윙 온고잉 세 편동안 나온 설정 중 이전 설정과 일치하거나 이어지는 설정은 단 하나도 없다.
돌아온 설정도, 이어지는 설정도 아닌 전부 새로운 설정이다.
분명 어느 시간대에도 이어지는 거 없이 과거를 모두 재설성하였음에도 이를 알려주지 않고, 마치 예전과 같은 설정인 거처럼 포장해서, 독자들이 이전 설정을 대입하면서 알아서 개연성을 끼워 맞춰주길 기대한다.
그래서 끼워 맞춰 주려니까 이번엔 캐릭터와 설정 간 빌딩 단계가 전혀 맞지 않는다.
#79 리뷰에서 말한 캐릭터 빌딩은 히어로로써 기초적인 부분을 지금와서 할 필요 없단 거였다. 캐릭터를 꾸준히 성장시키고 설정 빌딩 해줘야 하는 건 당연하다. 지금 해야 할 캐릭터 빌딩이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히어로가 될 것인가'가 아니라 '방황한 시간 동안 책임지지 못한 공백을 어떻게 따라잡고 메워갈 것인가'와 같은 쪽이 돼야 했다는 말이었다.
빌딩 단계가 맞지 않으니까 감동받아야할 순간에도 '이걸 이제 와서 깨닫다니, 그럼 얘는 대체 로빈~조커 워 그 긴 기간 동안 무슨 생각으로 자경단원을 해온 거지?'라는 의문만 생기고, 설정에 속도를 맞추지 않으니까 블러드헤이븐을 복구해도 '자기 도시라면서 아는 게 없는 데다 범죄도 다 방관하고 있네.' 하게 되는 거다.
이번에도 manipulations가 아닌 restored래놓고 또 사기 치고 있다.
이건 뉴오이부터 계속 반복되는 근본적인 문제점이다. 다 그대로 일어난 일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대입해보면 개연성 맞는 게 없는 텅텅 비어있는 상태다. 그러고는 나 몰라라 해 이 공백을 팬들이 납득충돼서 머리 싸매고 채워줘야 한다.
신캐라 해서 보면 대부분 신규 캐릭터가 아니라 기존 캐릭터의 대체 캐릭들이다. 신캐는 캐릭터성에 디자인 반만큼의 성의도 들이지 않는다. 설정에 있어 게으르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이렇게 막 가져다 붙인 새로운 설정들이 개연성을 무시할만큼 매력적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최대한 좋게 생각해보면 인피닛 프론티어가 '온고잉 캐릭터들은 복구된 설정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컨셉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다.
근데 몰라야하는 건 캐릭터 사정이고, 독자인 우리는 알아야 할 거 아니야.
틴타 아카데미 #1 후기에서 코믹스 팬들 하나같이 '그래서 Red X가 대체 뭔데?' 하던 거 희대의 개그였다.
이왕 설정 덕지덕지 붙이는 거 워커홀릭+지능캐 설정이나 좀 다시 가져오지 그랬나.
사람마다 코믹스 입덕 이유가 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엔 '무한 지구의 위기> 포스트 크라이시스 배트맨 시리즈'로 시작해서 그런 건지 몰라도 연속성이 유지되는 탄탄한 설정들이 좋아서였다. 그러니 이것들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볼 이유도 없다.
2.
어반 레전드도 그렇고 이번 로빈도 그렇고 뱃팸이라는 이름 하에 자꾸 면죄부 주는 거 더 이상 못 봐주겠다.
뉴오이때부터 쌓여오던 게 어반 레전드 #1에 버튼 눌리고 로빈 #2에서 결국 터졌다.
제이슨 부분은 전에 얘기했으니 넘어감
로빈 #2에서 데미안은 이 토너먼트가 살인에 대한 죄책감과 수치심을 요구하지 않는 환경이라는 거 알자마자 일말의 망설임 없이 살인을 저지른다. 그것도 정당방위 아닌 그저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말이다.
그러니까 여전히 데미안은 불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그게 배트맨의 규율이라서 따르는 거뿐이라는 거다. 본인 스스로는 살인 행위에 대한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거. 만약 자경단원의 살인을 묵인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이 데미안은 곧바로 불살을 버릴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어도 말이다.
뉴오이 뱃앤롭이랑 선옵뱃 통해서 히어로 쪽으로 나름 성장했던 거 아니었나? 모리슨 런의 초보 히어로 상태도 아니고 제법 많은 모험을 겪고도 결국 선택한 것이 빌런 가문에 돌아감&살인이라니 정말 할 말을 잃었다. 윌리엄슨 씨 틴타 데미안 싫었다면서요, 이게 뭐가 다른가요.
놀랍게도 내가 제이슨과 데미안을 좋아하는 이유는 도덕성 때문이다. 정확히는 도덕성에 대한 잠재력이다.
제이슨을 처음 제대로 접한 게 「Batman: Second Chances」라 나에게 제이슨은 이때 이미지로 박혀있다. 그래서 제이슨이 레드 후드가 되어 돌아왔을 때도 흥미를 가지고 계속 찾아봤다. 아마 언레후부터 보거나 뉴오이부터 봤다면 눈길도 안 줬겠지..
유명한 배트모빌 바퀴 도난 사건으로 제이슨과 만난 배트맨은 제이슨이 혼자 지내는 공간을 방문하다. 여기서 보면 오락거리도 제대로 없이 황량해 정말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타이어를 훔쳐왔던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열악한 환경을 본 배트맨이 크라임 앨리에 새로 생긴 기숙학교를 제안하자 제이슨은 바로 그 기회를 잡는다.
하지만 그곳은 아이들을 조직범죄에 이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훈련시키는 곳이었고, 제이슨은 그 사실을 알자 스스로 편의를 포기하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예전의 열악한 삶을 선택한다.
데미안은 탈리아와 오랜 애착관계를 형성한 데다 세뇌 수준으로 암살자 교육을 받았음에도 옳은 길을 갈 수 있다는 기회가 오자 바로 브루스를 따라간다.
자신의 세계에 어머니밖에 없었던 10살짜리 어린아이가 옳은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자신의 온 세상을 포기한 거다. 악동 먼치킨 이미지 때문에 묻혀서 그렇지 멋있는 캐릭터다.
브루스가 사망했을 때도 데미안은 의외로 배트맨에 대해 관심을 표하지 않는다. 그저 히어로가 되는 길을 지도해줄 사람을 찾을 뿐이었다. 모리슨 런 데미안은 자신이 빌런의 자식이지만 올바른 길을 갈 것이란 걸 증명하기 위해 자기 선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환경이 캐릭터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것이지 이들의 본성은 누가 지도하지 않아도 항상 올바른 길을 향한다는 그 설정이 좋았다. 이 둘에게 필요했던 건 그저 그 길을 인도해줄 존재였다.
자신의 부모를 죽인 사람에게 복수가 아닌 정의를 택한 딕도, 배트맨이 선을 넘지 않게 하기 위해 로빈의 역할을 자처한 팀도, 이들 모두 서로 다른 배경과 사연과 사고방식을 가졌지만 결국 로빈이란 이름 하에 같은 성질을 지닌다는 점이 좋았던 거다. 각 랜턴 군단들과 비슷하게 말이다. 단순히 배트맨이 데리고 다녀서 로빈인 것이 아니라 각자 로빈의 자질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름을 부여받게 된 점이 매력이었는데 그걸 이제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예전엔 정의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배트맨을 중심으로 모여 뱃팸을 이루었다면, 이제는 뱃팸에 속하기 때문에 그 캐릭터는 정의로운 인물이 된다.
이번에 배트맨&디코랑 어반 레전드, 로빈까지 보고 무슨 생각했는지 아나?
배트맨이 실패만 하고 믿을 수 없으니까 도시가 자체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고담시 쪽이 맞는 말 했다고 생각했다.
정의의 상징이라면서 빌런이랑 사랑놀음이나 하고 사적인 감정으로 도덕적인 판단을 하면서 친목질로 저들끼리 면죄부 주는 집단의 뭘 믿고 도시를 맡기겠나. 안 그럼?
저 스스로의 삶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자들이 자기들 기준 들이대면서 남의 삶에 개입하려 드는 걸 그냥 내버려 두는 쪽이 더 호구 아닌가? 정당한 요구잖아.
오히려 본인들이 정의랍시고 어떻게든 자경단 하려 비비고 있는 뱃팸쪽이 뻔뻔하다고 보는데.
얘들은 진짜 눈치가 없는 건지.
퓨처 스테이트에서도 레지스탕스니 뭐니 자신들이 뭐 대단한 부당함에 저항하는 거처럼 포장하던데 별로, 저기나 여기나. 보편적이지 않은 자신들만의 정의를 앞세우며 도시를 장악한 건 매한가지다. 최악이냐 차악이냐의 차이지.
애초에 자경단이 합법이었던 적이 없는 데다 원인 제공부터 본인들이 해놓고 그냥 세력 다툼하는 거구만 뭔 레지스탕스야 정신 차려.
일전에 말했던 거 같은데 뉴오이 되면서 빌런과 히어로가 그들만의 리그를 하기 시작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디디오가 총괄로 앉을 때부터 시동 걸렸었음
빌런과 히어로, 거기다 보호 대상조차도 갈수록 사적인 관계가 되다 보니, 보면서도 그냥 다 도시에서 꺼졌으면 좋겠다 싶고 히어로가 전혀 히어로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사적인 관계에서 생긴 갈등을 잘 해결하는 사람 = 히어로X 그냥 자기 앞가림 잘하는 사람O
히어로는 빌런을 저지하기 때문에 도덕적인 것이 아니다. 그들이 도덕적이기 때문에 빌런을 저지하는 것이다. 더한 악인을 저지했다고 자신의 악행이 씻어지는 것 또한 아니다. 현재 뱃팸쪽 히어로관은 주객전도되어 캐릭터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면죄부를 주고 있다.
히인크때 욕을 그렇게 먹어놓고 정신 못 차리지.
개인적으로 이걸 히어로로 분류하지 않는다. 히어로물을 보고 싶은데 히어로가 없다. 그래서 뱃팸쪽 온고잉을 보지 않기로 했다. 크로스 오버를 하든 tp가 나오든 정발이 되든 이제 손절침
히어로 캐릭터가 항상 도덕적으로 완벽하고 청렴결백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히어로들도 실패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만 그 후 그것에 관해 고뇌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다시 깨닫고, 책임을 지면서 회복하고 성장을 이룬다. 잘못된 점은 인정하고 회복 과정에 논점을 맞춘다. 그러면서 독자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게 히어로가 빌런과 다른 점이다. 후반부가 목적임을 알기에 사건 부분은 독자들이 웬만큼 코믹스적 허용으로 넘어가 주는 거다.
뉴오이 이후 배트맨 중심 이야기들에서 메시지라는 게 존재하긴 했나? 아니 그 이전에 저런 과정을 거치긴 하나? 글쎄다.
이런 결과론적인 히어로관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게, 히어로물 장르가 특성상 그저 유흥거리에 그치지 않고 현실 사람들의 행동 방식과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세대들에게 우상으로 그려지는 경향이 있으며, 회사에서도 그걸 인지하고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기거나 큰 선행을 베풀면 영웅이 되는 거고, 그 외에 어떤 행동을 하든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말이다. 더해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모든 상황을 무마해줄 거라는 사고방식도. 히어로물이 교육방송 수준의 도덕성을 갖춰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상식선은 지켜야지 않겠나. 코믹스적 허용은 만능 단어가 아니다.
히어로물 기저에 깔려있는 도덕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와 그에 따라오는 질문들 때문에 이 장르를 봐왔는데 더 이상 이 요소가 없다면 읽을 이유 또한 없다.
인피닛 크라이시스 때부터 제프 존스랑 댄 디디오 둘이 이 부분으로 기싸움 겁나 해서 존스 나갈 때 예견됐던 부분이긴 한데, 디디오 나가고도 이게 유지가 되네, 어메이징하다.
재밌는 건 뱃팸이 유독 이게 심하다는 거다. 그러면서 세계관 내 정의의 상징이라니 블랙 코미디가 따로 없다.
3.
온고잉 세 편을 읽고 느낀 점은 디씨의 나윙취급이 그다지 바뀌지 않은 거 같다는 거다.
이번 이슈를 보면 이야기 진행한다면서 한 게 '어린아이에게 빌런 정보를 얻는다' 이것 하나뿐이다.
그리고 다른 타이틀 관련 요소가 세 개나 들어가 있다.
첫 번째, 브루테일-로빈 홍보
두 번째, 팀 드레이크-어반 레전드~메인이벤트 피어 스테이트 홍보
세 번째, 미팅을 고담에서 갖는다는 대사-고담과 연결고리 만들어 언제든 소환될 수 있게 됨
분명 타이틀이 나이트윙인데 나이트윙 관련이 없다. 타이틀이 나이트윙인지 DC네이션인 지 모르겠다.
홍보가 있는 건 당연히 문제가 아니다. 홍보만 있는 게 문제다.
다행히 #81부터는 자기 얘기 시작할 거 같다만 마지막에 신캐 하트리스를 딕이 알아보는 거 보면 또 이슈 반개 분량 정도 회상으로 날릴 듯
이쯤 되니 지금 스토리 늘어지는 게 과연 톰 테일러의 의도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윙에 팀 등장하고 바로 다음 어반 레전드에 팀 에피소드 있음+다음 메인이벤트에서 팀 비중 높다고 함+나윙 이슈 발매쯤 피어 스테이트 홍보 시작
피어 스테이트에 관심 돌리기 전에 편집부에서 일 크게 진행하지 말라고 한 게 아닌가 솔직히 의심 간다.
그도 그럴게 지금 이슈 세 권 분량 동안 별 내용 없이 인형 놀이만 하고 있다는 게 너무 이상하다. 톰 테일러의 설정에 동의하지 않는 거지 실력을 의심하진 않는다.
기억 돌아오고 회복하는 중이란 건 변명도 안 되는 게, 댄 저건스가 조커 워 이후 회복하고 히어로로 복귀하는 과정까지 다 정리해주고 떠났다. 이게 이슈 세 권 분량이다.
즉, 지금 나윙은 2년 만에 기억 돌리고도 이슈 여섯 권 분량 동안 여전히 미적거리기만 하고 있는 거다.
이슈 여섯 권이면 6개월이고, 또 TPB가 한 권이다.
타이틀 번호 쭉 따라오는 독자들은 지금 반년 동안 같은 과정 반복하는 걸 보고 있는 거다.
이럴 거였으면 적어도 #1부터 다시 시작했어야 했다.
퓨처 스테이트에서 나윙이 블러드헤이븐이 아닌 고담에 있는 걸로 보아 헤이븐은 고담 빌런이랑 손 잡은 뒤 먹혀서 이미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장악된 상태 거나 아무 연관 없는 클린한 상태거나 모 아니면 도인 거 같은데,
아직 블록버스터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은 거 보면, 똑같이 마스크 히어로인 나윙을 쫓아내려는 블록버스터가 고담 빌런에게 접촉해 기술(명칭 까먹음)을 들이는 전개가 나올수도 있다. 만약 주코가 아군이 아닌 적군으로 나온다면 주코가 시장으로써 컨택해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 결국 나윙 타이틀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뱃팸에 완전 묶이게 되는 거다. 나윙 온고잉도 계속 볼 지 고민된다는 게 이것 때문이었다. 물론 아주 연관 없이 독립된 타이틀로 진행할 수도 있다. 이 추측이 기우이길 바라고 있다.
뉴오이때 나윙 타이틀은 거의 배트맨 백업 스토리일 정도로 연관되었음에도 처음부터 독자적인 이야기를 진행했잖나, 지금 온고잉은 작가에게 타이틀 주도권이 그 정도도 없어 보인다.
보니까 이번에 존 스튜어트 50주년 기념북이 따로 나오던데,
3년 뒤에 디씨가 과연 딕 그레이슨 85주년 기념북을 내줄까? 별로
4.
로빈 딜레마
현재 설정만 따졌을 때 취급이 가장 좋은 로빈은 의외로 딕이다. 캐릭터 취급은 여전히 별로지만
이는 디씨에서 신경써주기 때문이 아니라 작가들이 이 캐릭터를 신경써주기 때문이다. 프리플포 시기를 보고 자란 세대가 현재 작가들이 되었고, 긴 역사만큼 콘크리트 팬층도 두터워 나윙 설정은 항상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된다. 거기다 대체 불가능한 최초의 사이드킥, 최초의 로빈이라는 오리지널리티때문에 설정을 완전히 평면적으로 만들기도 힘들다.-디씨가 시도하지만 작가들이 복구하는 패턴 반복함
무엇보다 현재 원탑 캐릭터인 배트맨에게 필수적인 캐릭터라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딕은 캐릭터 설정이 크게 머물러 있지 않고 발전하기 쉽다. 쌓아놓은 설정이 많다 보니 몇 개만 가져와도 동일 캐릭터라 납득시키기 쉽고 그만큼 굴려볼 소스도 많으니까. 개연성을 다방면으로 촘촘히 따질 수 있다는 게 그 증거다.
하지만 나머지 세 로빈들은 지금 일차원적인 캐릭터성에 갇혀 계속 맴돌고 있다.
이 캐릭터들이 초기에 가지고 있었던 입체적인 설정들 중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제이슨은 로빈들 중 유일하게 배트맨과 대척점에 서 빌런의 길을 택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었다.
팀은 지금 알려진 이미지와 달리 초기엔 배트맨과 가장 먼 로빈으로 설정되었었다.
데미안의 개성들은 의외로 '배트맨의 친아들이라~'가 아니라 '배트맨의 친아들이면서~'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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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의 경우 조금만 머리 굴려봐도 이 캐릭이 단발성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나마 빌런이어야 차별점이 생겨서, 프리플포 작가들이 빌런으로 나름 갈 길을 제시해줬다.
뉴오이 이후나 2차 창작의 안티 히어로 이미지로 먼저 접하는 경우가 많아 프리플포도 같은 안티 히어로로 해석되곤 하는데, 얘는 프리플포에서 본투비 빌런이었고, 뉴오이될때까지도 그레이 존 아닌, 단 한순간도 히어로 쪽이었던 적 없는 퓨어 빌런으로 끝까지 빌런 짓에 충실했다.
그래서 뉴오이가 되면서 안티 히어로로 성질을 바꾸게 되니까 그에 따라 괜찮게 쌓아놨던 설정들도 전부 날아가게 되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제이슨은 언레후 이전에 다른 캐릭들이 이미 가지고 있었던 특성들이 쓰까된 캐릭터다. 의도적인 건 아니고 죽어있는 기간 동안 그렇게 됐다. 그나마 이 캐릭을 특별하게 해주는 건 로빈 출신이라는 거다.
뉴오이부터 코믹스를 보는 사람들은 제이슨이 굉장히 독보적이고 유일무이한 캐릭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건 당연하다.
왜냐면 뉴오이 들어오면서 제이슨과 특성이 겹치는 캐릭들의 설정들은 전부 삭제되거나 변경되어 흐지부지해졌고, 다른 캐릭터 설정들도 이식해와서 언뜻보기엔 상당히 오리지널리티가 강하고 설정이 풍부해 보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뉴오이부터 보면 이것들이 전부 제이슨 고유의 특징이라고 알게 된다.
팬들이 괜히 푸시받는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뉴오이 전부터 읽었으면 모를 수 없을 정도로 대놓고 밀어줬다, 지금도 그렇고.
근데 이렇게 밀어줬을 때 그 소스들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캐릭터성을 만들어놨어야 했는데, 그걸 제대로 안 하고 시간만 때우다 갑작스럽게 리버스가 와버린 거다.-리런치 셋 다 무계획으로 급진행됨
이 리버스로 다른 캐릭들이 자기 설정들 되찾으면서 제이슨은 더 이상 독보적인 캐릭터가 아니게 된다.
뉴오이로 접한 팬들은 뺏겼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다른 캐릭터들이 돌려받은 것이다.
이게 이번 인피닛 프론티어로 또 오고, 갈수록 프리플포에 가까운 설정들로 교체되게 되면서 캐릭터성은 더 약해지기만 한다.
이렇게 다른 캐릭 설정 가져왔던 거 다 돌려주고 보니까 해당 설정들은 당연히 원본 캐릭에 우선순위가 넘어가고, 특성들이라 했던 것들이 내세우기 애매해지다 보니 이 캐릭에게 남은 것은 이제 정말 로빈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다시 로빈.. 언레후.. 징징.. 이거 반복하는 거다.
사실상 롭델 런이 독자적인 캐릭터가 될 마지막 기회였다. 디디오 후광 입고 독립된 메인타이틀 가지고 있을 때 이걸 했어야 했는데 10년이나 됐던 기회 못 살리고, 결국 타이틀 캔슬되고, 그래도 어떻게 푸시는 해줘야 하니 배트맨 스토리에 일단 종속은 시키고, 이러다 보니까 이제 와서 뭔가 새로운 걸 해줄 환경이 되지 않는다.
이번 인피닛 프론티어 시크릿 파일 로이 부분에서 친구들 부분에 은근슬쩍 제이슨 로빈 끼워 넣은 거 웃기던데, 얘들은 정말 제이슨에게 생산적인 뭔가를 해줄 생각이 없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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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경우는 나머지 둘과는 좀 다르다.
팀은 초기 설정 유지하고 잘 다듬었더라면 지금의 딕급으로 상징성 있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캐릭이었다.
딕이 '부모님의 죽음을 극복한 브루스'를 상징한다면, 팀은 '부모님을 여의지 않은 브루스'를 상징한다.
일상을 더 중요시하며, 딱 배트맨의 안정을 목적으로 로빈을 하기 때문에 다른 로빈과 달리 배트맨과 비즈니스적 관계를 가진다. 당시 불안정한 배트맨, 감정과 사람이 우선인 딕, 그리고 가장 어리면서 또 가장 안정적이고 이성적인 로빈의 조합도 안정적이고 좋았다.
로빈 캐릭을 완성한 척 딕슨은 팀이 후에 자신의 임무를 다 했다 여기는 때가 오면, 스스로 로빈에서 은퇴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설정했다고도 한다.
팀은 유일하게 일반인 부모님이 계시고 일상도 있는, 배트맨과 가장 먼 로빈이라는 제법 독보적인 캐릭터였다.
근데 그놈의 불행 패티쉬 때문에 이 좋은 설정을 다 걷어찼다.
여담이지만 스토리적으로 지치는 부분이 바로 불행 서사다.
사이다 전개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전진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선 한 번 후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도 안다.
영웅의 여정은 보통 시련과 극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뉴오이 이후로는 시련을 강조하면서 극복은 그만큼 공들여서 다루지 않는다.
얼마나 불행한 상황을 겪는지, 빌런이 얼마나 악독한 지만 강조하다가 해결은 대충 하고선, 이렇게 강도 높은 시련과 악독한 빌런을 이겨냈으니 얘는 강한 정신력을 가진 대단한 히어로라고 한다.
캐릭터가 어떻게 시련을 극복했는지 그 과정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불행 포르노의 연속일 뿐이다.
이 성향 + 결과론적 히어로관 = 톰 킹, 톰 킹 인터뷰나 팟캐 들어보면 딕이나 알피에 대해선 해명하는데, 월리에 관해선 변명도 하지 않는다.
다시 논점으로 돌아와서, 사실상 팀은 뉴오이 이전 아이덴티티 크라이시스에서 설정들을 전부 날려먹었다.
이 캐릭이 가지고 있던 고유 설정들이 다 사라져 버리니까 이제 오리진-그중 탐정 스킬-밖에 남지 않는 거다.
그래서 갈수록 탐정 스킬이 강조되고 나중엔 그걸 확대시켜서 '세계 최고의 탐정인 배트맨과 가장 닮은 로빈', '가장 배트맨에 가까운 로빈'이 된 거다.-그 전에도 탐정 요소가 있었지만 사라진 특성들이 더 우선이었음
그런데 이렇게 팀만의 수식어를 만들어주면서 배트맨의 이미지를 심어주긴 했지만 이미 배트맨 역할을 완벽히 해낸 캐릭터들이 있다 보니 이도 결국 애매한 설정이 되었다. 배트맨의 뒤를 이을 인물을 물으면 여전히 사람들은 딕 그레이슨이나 테리 맥기니스를 떠올린다.
팀은 레드 로빈 때가 기회였다고 본다. 이때를 놓친 게 지금까지 스노볼이 된 거다.
얘가 안티 히어로 성향이 아니라 디디오픽도 아니다 보니 뉴오이와서 종이 아들도 못 되고, 결국 그 후 제대로 성장도 못한 채 계속 방치됐다. -종이 아들들도 제대로 못 다룬 거 보면 도긴개긴인 듯
그나마 리버스에 와서 타이니온이 다행히 캐릭터성은 챙겼으나 추억팔이 하느라 설정에 발전은 여전히 없었다.
이번 이벤트로 뭔가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타이니온도 자캐 놀이 중이라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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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데미안은 진짜 며칠 밤샐 수 있을 듯
얘는 따로 자세하게 풀고 싶은데 다른 거 할게 쌓여서 여기서나마 간단하게 풀어본다.
데미안의 경우는 언뜻 보기엔 제이슨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제이슨과 데미안은 죽은 상태로 그냥 두는 게 베스트였다는 입장인데, 제이슨이 캐릭터의 한계성 때문이라면 데미안은 죽음으로 캐릭터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난 제발 사람들이 모리슨 런 초반 부분만 보고 데미안 혐성이구나; 하고 그냥 넘어가지 말고 뉴오이 배트맨 주식회사까지 읽었으면 좋겠다. 모리슨 런의 메시지부터가 정말 좋고, 데미안도 그만큼 섬세하게 잘 만든 캐릭터다.
사실 배트맨 그랜트 모리슨 런은 브루스의 이야기가 아니라 데미안의 이야기다.
그리고 데미안이 YA물의 먼치킨 주인공 같아서 또래 아이들 이입하라고 만들어 놓은 캐릭터와 스토리처럼 보이지만 이 시리즈는 부모 세대를 향한 메시지다.
그리고 10년 동안 학대받아 온 한 아이의 비극적인 서사이기도 하다.
아들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며 정서적 안정을 주는 대신, 아들을 위한답시고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능력들을 욱여넣어 재단하고 원치 않는 길을 강요하다 결국 소모품처럼 그를 버리는 어머니,
어른인 자신에게 아이인 네가 맞추라 강요하고, 방법을 몰라 실패했던 과거의 서투른 흔적들을 계속 상기시키면서, 변화하고자 하는 마음을 의심하고 끝끝내 너는 안 될 거라며 책임을 거부하고 손을 놓는 아버지
프로페서 피그는 부모인 탈리아-브루스와 자식인 데미안 간의 관계를 비유하는 빌런이다.
모리슨 런은 독자들에게 혈연 관계인 탈리아&브루스에게 다방면으로 학대받는 데미안을 보여줌과 동시에 연고 없던 딕&알피와 함께 하면서 평범한 10살 어린아이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는 데미안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러면서 데미안에게 필요했던 건 세상을 휘두를 권력이나 엘리트 성인을 상회하는 먼치킨급 스펙 같은 휘황찬란한 것들이 아닌, 자신을 10살짜리 어린아이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주면서 정서적 안정감을 줄 가족일 뿐이었다는 걸 알려준다.
알피, 딕과 함께 하면서 데미안은 절대적이라 여겼던 혈연관계에 대한 믿음이 깨지게 되고, 진정한 가족을 만드는 것은 그런 선천적 신체 조건(혈통)이 아닌 사람들의 마음이라는 걸 배우게 된다. 그리고 알피와 딕을 자신의 가족으로 선택한다.
뱃앤롭에서 데미안이 딕, 알피와 함께하며 처음으로 인격체로 존중받는다는 게 어떤 것인 지 느끼고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 지 알게 된 후, 이들을 지키기 위해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반기를 들면서 '저들처럼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면 안 되냐'라고 묻는 장면을 처음 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아마 코믹스 읽으면서 가장 충격받은 순간일 듯
이제껏 어머니의 사랑한다는 말을 철저히 믿었던 아이가 조건 없는 내리사랑을 경험하고서 어쩌면 어머니의 말은 진심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하게 되고, 처음으로 용기 내 무언갈 요구하면서 긍정적 대답을 기대하는 동시에 혹시나 의심이 사실일까 겁내는 장면이라는 걸 깨달은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과 함께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 이 장면부터 데미안이 누구보다 인간다운 캐릭터라 생각하기 시작했다.
모리슨 런에서 데미안의 행보를 찬찬히 따라가 보면 설정은 판타지면서 감정 표현은 현실 어린아이에 가깝다.
처음에 데미안은 분노나 오만함 같은 어머니가 허락한 표면적인 감정이 아닌 속에 감춰진 10살짜리 어린아이의 감정은 표현하지 못한다.
그러나 딕과 알피에 의해 조금씩 하나 둘 억압됐던 속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데미안의 변화를 항상 기껍게 받아준다.
데미안이 괜히 딕을 가장 좋아하는 파트너라 부르는 것이 아니다. 딕만이 있는 그대로의 데미안을 바라봐주며, 옳은 길을 가고 싶다는 자신의 진정성을 알아차려주고, 감시대상이 아닌 파트너로 항상 존중해주었기 때문이다. 둘은 단순한 유사 부자 관계가 아니다.
모리슨 런은 뉴오이 설정 무시하고 모리슨이 의도했던 결말을 맺는데, 그 끝막에서 데미안은 끝내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버림받으며, 끝까지 자신과 함께해준 딕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어머니에게 애정 한 톨을 구걸하다 결국 어머니에게마저 버림받고 죽는다.
모리슨의 의도는 확실하다. 혈연관계가 부모의 행동을 정당화시켜주지 않는다는 것과 아이에게 부모의 잣대를 들이대고 강요해선 안 된다는 것,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고 존중해주라는 것 등의 메시지를 부모 세대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데미안의 성격을 보여주는 짤방으로 브루스와 팀업 한 후 로빈 마크를 뜯어 버리고 뱃케이브를 떠나는 장면을 자주 봤을 것이다.
이 장면은 사실 '둘이 부자 아니랄까 봐 성격 똑같네 하하호호'하라고 넣은 장면이 아니라, 아이인 데미안에게 자신이 안 맞춰주고 어른인 자신에게 데미안이 맞추도록 강요하는 브루스배트맨 까는 장면이다. 현실에선 데미안의 반응이 정상이다. 이제까지 아이인 로빈이 어른인 배트맨에게 맞춰주는 게 당연하다 여겼던 배트맨과 로빈 관계와 브루스배트맨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대놓고 까고 있는 거다.
그러면서 딕뱃과 데미안로빈의 팀업을 통해 어른과 아이가 어떠한 활동을 함께 해야 할 때, 상식적인 어른이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란 어떤 건 지 보여주는 거고.
모리슨 런과 같이 프리플포에서는 로빈을 대동하고 다닌다는 배트맨의 선택과 그 후 로빈들을 대하는 배트맨의 태도 등을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배트맨의 행동이 정상적인 성인이 할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주기적으로 상기시킨다.
프리플포에서 배트맨과 로빈 관계는 브루스 쪽이 로빈들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관계로 나오며, 이것은 브루스뱃에만 한정된 특이사항으로 묘사된다. 아즈뱃(장 폴 밸리)과 딕뱃은 로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나온다.
벝, 뉴오이에 오면서 이 배트맨의 행동들이 미화되고 포장되기 시작한다.
내가 뉴오이를 싫어하는 수만 가지 이유 중 가장 극혐 하는 부분이다.
이것도 위 도덕성 항목에 포함되는 부분인데 데미안 관련이라 여기로 따로 뺐다.
데미안이 친자에 집착하는 건 모리슨의 의도에 정확히 반대된다. 이전에 토마시가 데미안의 성장 과정을 무시한다는 말이 이거였다.
정확히는 토마시와 디씨-아마 디디오-의 무시겠지만
전에 뉴오이에 오면서 딕의 설정들이 해체되어 다른 캐릭들한테 이식됐다고 했잖나.
그중 하나가 이 데미안과의 유대다. 뉴오이가 되면서 딕에게 있던 데미안과의 유사부자 관계가 아무 서사없이 브루스에게 넘어간다. 실제 모리슨 런의 브루스와 데미안 간 유대는 결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0은 커녕 마이너스에 꽂힌다.
뉴오이 뱃앤롭이 더 푸시받다 보니 대다수 팬들이 토마시가 뱃앤롭에서 잘 쓰고 있던 거, 모리슨이 괜히 다른 타이틀에서 데미안 죽이면서 '톰 킹 했다'생각할 수 있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
디씨와 토마시 쪽이 모리슨 설정과 의도 개무시하고 캐붕+브루스 미화시키고 2차 창작하면서 종이 아들 놀이하고 있다가, 그나마 무시하고 꿋꿋이 완성해서 문 닫아 놓은 거 문짝까지 부수고 다시 꺼내서 아직까지 캐붕+미화시키고 있는 거다. 리버스에 들어와선 탈리아와의 사이도 어느 정도 우호작이게 바뀌어서 한층 더 미화됨
훼방 놓은 건 모리슨이 아닌 디씨+토마시 쪽이다. 이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고.
그래서 뉴오이 뱃앤롭만 쭉 보면 괜찮은데 뉴오이 배트맨 주식회사 다 보고 뉴오이 뱃앤롭보면 브루스 사이코패스 미친 자인가 하게 되는 거다.
여기서 더 문제인 건 당시 두 타이틀이 동시에 연재됐었단 거다.
한쪽은 브루스와 데미안을 학대관계로 다루는데 다른 한 쪽은 둘의 관계를 돈독한 부자관계로 묘사하다 보니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두 타이틀을 동시에 진행되는 같은 인물들 간 이야기라 인식하고 보다 보니 결론적으로 > 성격은 좀 안 맞아도 결국 끈끈한 유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혈연관계가 최고 < 이렇게 포장되게 되고, 「배트맨 주식회사」에서 나오는 학대가 합리화된다. 저 정도는 혈연관계면 있을 수 있는 일들이라고 말이다.
모리슨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과 정반대 되는 메시지를 주게 된 것이다.
더해 뉴오이에 들어오면서 다른 로빈들에 대한 배트맨의 행동들도 미화시키고 합리화하는데,
딕에게는 서커스단을 빌런과 연결시켜 배트맨이 거둬들이지 않았다면 빌런이 됐을 것이라는 설정을 새로 심었다. 대사로는 빌런이 되지 않았을 거라 말하지만 읽는 사람들에게 그럴 수도 있었단 여지를 충분히 준다.
제이슨에겐 빌런 성향을 타고나 배트맨이 먼저 거둬들이지 않았다면 빌런 수하로 들어갔을 것이라는 설정을 심어 주었다.
팀은 반대로 배트맨이 거둬들인 후 잃었던 부모를 살려내서 없던 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 미화되고 포장된 설정들이 이후 정설로 자리 잡고 발전하게 된다.
종합적으로, 위의 도덕관 항목에서 말한 위험성이 여기서 나타나게 된다.
이 최소한의 도덕적 기준조차 갈수록 흐릿해지다 보니, 코믹스에 나오는 걸 필터 없이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고는 진짜로 배트맨과 로빈이 상부상조하는 관계라 생각하면서, 코믹스 보면 로빈쪽이 오히려 배트맨 필요했고~ 배트맨이 로빈들 도와준 거고~ 로빈 안 했으면 지금 얘들 인생 다 망했고~ 이런 실드를 진심으로 치는 사람들이 나오는 불상사가 생기는 거다.
난 이거 당연히 '코믹스에서 그랬거든욧!' 하면서 장난치는 건 줄 알았는데 진심으로 그렇게 믿더라. 어질어질하다.
그리고 실사 쪽으로는 또 스나이더 컷 로빈 왜 제이슨 아니냐, 잭 스나이더가 로빈들 나올 길 막았다, 로빈들 실사 영화 만들어 달라 이런 소리 나오는 거다.
픽션이랑 현실의 상식선을 구분할 줄 모름.
그리고 그 후폭풍으로 피해를 받는 것은 결국 현실의 아이들이다.
다시 설정 쪽으로 돌아와서,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겠지만 초기 데미안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의미와 캐릭터의 성장들은 딕을 브루스로 치환하면 모두 무의미해지게 된다.
그래서 데미안은 딕과 관련된 모든 설정이 빠져나가서 처음 등장했을 때의 통제 불가능한 (실제론 제대로 된 사회화 교육을 못 받은 모습) 어린아이, 악동 이미지밖에 남지 않게 되었는데, 브루스는 또 사람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밀어내는 고독하고 딥다크한 다크 나이트 이미지를 놓을 수 없어서 딕처럼 다정하게 묘사할 수도 없는 웃긴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유대감을 납득시켜야 하는데 납득시킬 게 없음
결국 이 둘에게 유대감을 주입시킬 게 친자 설정밖에 없다. 그래서 브루스가 데미안하고 있으면 '마이 썬' 타령만 하고, 데미안도 '내 아버지는 배트맨, 어머니는 알 굴' 이것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거다.
실제로 현재 로빈 타이틀에서 데미안은 '배트맨.. 아버지.. 난 배트맨의 아들.. 최고 빌런의 아들..' 이것만 하고 있다.
사실 벤디스가 존 켄트 억지로 나이 먹게 한 뒤에도 반응 무시하고 캐릭터 빌딩 밀어붙인 거 잘했다고 생각한다. 급발진이긴 했어도
슈퍼 선즈 보고 생각한 게 이건 일회성이어야 한다는 거였다.
잘못했다간 데미안이랑 존 둘 다 영원히 슈퍼 선즈에 갇힐 뻔했다.
데미안이 뱃앤롭이나 선옵뱃과 달리 슈퍼 선즈에선 성장이 아예 없다. 캐릭터가 발전이 없다는 말이다.
현재 존 쪽은 정발 할 거 같아서 기다리고 있다. 나오면 다 읽을 생각이다.
데미안은 전혀 안 궁금한데 존은 궁금하다.
작가의 의도야 어쨌든 이 캐릭터는 시간 대충 흘려보내지 않고 건설적인 뭔가를 꾸준히 했기 때문이다.
슈퍼 선즈 처음엔 데미안이 레벨 훨씬 높았는데, 이젠 역전돼서 데미안이 비비지도 못한다. 성장 있었던 아크들도 현재 다 날리고 존과 달리 팀업 타이틀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제이슨이랑 마찬가지로 얘도 10년을 통으로 날린 거다.
데미안은 그래도 현재 뱃팸과 분리돼 있는 상태라 이제라도 예전 특이점 가져와서 다듬으면 되는데, 배트맨 타령밖에 못하는 것도 그렇고 작가가 인터뷰에서 토마시 런만 열심히 봤다는 거 보면 이쪽도 가망없음으로 보인다.
이번 로빈 스토리 보면 딕뱃이랑 파트너 한 설정도 다 날아간 거 같던데? 이때 설정이 살아있다고 한다면 탈리아에게 가기 전에 딕을 들렀어야 했음
8월 솔리싯 보니까 딕 나오던데 만난 다음 유대감 있는 척 파트너 어쩌구 하면 개웃길 듯
로빈들이 찾아온다는 것도 그냥 작위적인 게 데미안 이때까지 로빈에 대한 건 없이 배트맨 얘기만 돌림노래처럼 했다.
솔직히 8월 솔리싯 표지 보고도 '들러리가 넷 추가.. 공인 인증서가 넷 추가...' 이런 생각만 들더라. 너무 노골적이라 도리어 웃겼음
틴타 데미안 싫어하고 토마시 데미안 좋았다는 윌리엄슨 표 데미안 자체도 놀랍도록 무매력이었다.
난 대단한 혈통을 가지고 있지 무한 강조+짱 세서 마음만 먹으면 다 쓸어버리는데 봐주는 중임+근데 사실은 감성적인 면이 있어 한 스푼 = 뻔한 소년만화 주인공 패턴
진부함 이전에 캐릭터가 인간으로 느껴지지 않고 그저 얄팍한 종이 인형으로 느껴진다.
토마시 데미안을 따르다 보니 이번 데미안도 배트맨 친자 설정밖에 없어서 발전시킬 방법도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스토리 같은 거밖에 쓸 수가 없다.
ㅖ? shadow of the bat이요?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 같은디?
이거 이미 나윙이 수십 년 전부터 하고, 아직도 하고 있다. 새로움이란 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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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는 아직 로빈으로 어떻게 다룰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보류했다.
그 구린 오리진이랑 퓨어 트레쉬인 워 게임에서의 취급을 대체 어떻게 수습하려는 지 감도 안 잡힌다.
사람들이 워 게임을 안 읽어서 천만다행이지.
팬도 아닌 호감캐 정도였는데도 워 게임 보고 캐릭 취급에 개빡쳤었는데,
이번 로빈 80주년 기념 이슈 작화에서도 미성년자 여캐 부적절하게 묘사하는 거 보고 진심 극대노함
잘 좀 해라 진짜
뭐 장황하게 이말 저말 써놨는데 결국 로빈들이 평면적이 된 것도 뱃팸 온고잉을 안 보기로 한 이유 중 하나라는 얘기였다. 더 이상 이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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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쓰려했는데 미디어랑 옴니버스 쪽 이야기라 크게 흥미 있는 건 아니라서 이쯤에서 마무리해야겠다.
사실 말투 때문에 그렇지 막 과몰입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고 뭐 그런 건 아니다ㅋㅋㅋㅋ
#79 때도 너무 상심해서 식음을 전폐하고 이런 거 아님(스테파니랑 데미안 부분은 개빡침 버튼인 거 맞음)
아무튼 투덜거리는 건 여기서 끝이다.
재밌는 거 좀 생각해둔 게 있어서 앞으로는 이거나 좀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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